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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중용
2008/02/10   중용(中庸)을 추구하는 삶..?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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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을 추구하는 삶..?
"OO씨는 대답을 항상 중간자적 입장에서만 하네요?" 최근에 같은 회사의 과장님으로 부터 들은 말이다.

중용(中庸)이란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언제부터인가 이 단어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대략 고등학생 시절로 기억한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원래는 개인적인 의사를 남에게 잘 표출하지 않고, 정말 친한 친구에게만 속마음을 털어놓던 시절이 있었다.(지금도 그런 것 같지만;;;)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 여러 친구를 사귀면서 남의 생각을 알아보려면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먼저 표현해야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로 나의 생각을 타인에게 표현하기 시작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등가교환(exchange of equivalents)이 아닌가?

여러가지 경우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중용이란 단어가 가장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바로 사람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특히 술자리..) 난 내가 말하기보다는 타인의 이야기를 자주 듣기 시작했다. 사실 술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화자의 본심이 은연중에 드러나기 때문에 화자를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이유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함으로서 나 자신이 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뭐, 사람마다 사람을 사귀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편하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어떻게 보면 난 참 나쁜 X 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

이러한 방식을 내가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로 채택을 한 이유는, 절대 남의 약점을 이용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어서다. 초,중학교 재학 시절은 유난히 같은 반 학우들과 싸움을 많이 했었는데,(뭐, 다들 어렸을 때는 싸움을 많이 하니.. ㅡ,.ㅡ;;) 싸우는 이유를 다시 돌이켜보면 참 우습다. 자기 주장을 이유없이 상대에게 힘으로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야말로 나랑 공감대가 비슷한 사람이 아니면 그냥 무시해버리는 것이 나의 인간관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 후, 성격이 비슷한 사람도 친구가 되고 전혀 다른데 나와 친구가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되었다. 예전에는 '나보다 뭔가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면 배울 것이 없다'라고 생각했던 나의 관점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고 해야 할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에겐 나의 모습을 거울삼고, 나보다 뛰어난 이에겐 그의 뛰어난 점을 본받고, 설령 나보다 못한 사람이라도 그의 단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말 그대로 세상 모든 이가 나의 스승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략 어리숙하고 못나 보였던 사람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을 때 그의 가슴속에 품고 있었던 훌륭한 생각들을 들으면서 '세상 어느 누구도 무시할 사람은 없구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중용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객관적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참으로 어려운데, 사실 중간적인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면 자칫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에 빠지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한 경우야말로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가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 위해선 결국 많이 알아야 하며 항상 남에게 배우는 자세로 상대를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주체는 결국 우리들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가 소중한 존재이며 서로의 인격과 특성을 최대한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한때는 '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세상 참 잘 돌아갈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나 위험하고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그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내 자신이 부끄러워질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 세계는 결국 여러가지 인격을 가진 구성원들이 하나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동체인 것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자신과 다른 입장에 있는 사람.. 그리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성숙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함께 하면 그 중엔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라고 말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중요한 가치가 있는 나의 스승이며 거울이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나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그리하여 다툴 수도 있다. 나와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타인이 나에게 보여주는 그러한 모습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거울이 되고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의 구성원들이 지금 이 시간을 향유해 나간다. 앞서간 이들은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지며 뒤쳐진 이에게 손을 내밀어 같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이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사실 아직 뒤돌아볼 여유가 없지만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 내 삶을 지표로 해주는 이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성공한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 삶의 방식 중 하나로 중용이란 단어를 되새겨 본다.
by Dragoon | 2008/02/10 01:46 | ▣ 챕터 : 일기장 ▣ | 트랙백 | 덧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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